일본어 언어 추가 (전환율 상승)

Mar 8, 2024

오늘은 제가 호텔 예약 서비스 운영팀에서 일할 때 경험했던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OTA(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에 일본어 언어를 추가한 경험인데요. 이 과정을 '문제 - 가설 - 검증'의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문제: 일본인 사용자의 높은 접속률, 그러나 낮은 전환율


회사의 OTA 서비스가 국내에서의 성장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사용자들의 유입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일본인 사용자들의 접속이 눈에 띄게 증가했죠.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그리고 걱정되는)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밝혀졌어요.

  • 일본 IP에서의 접속이 전체 해외 접속의 30%를 차지

  • 그러나 일본인 사용자의 실제 예약 전환율은 해외 사용자의 1/10 수준

  • 장바구니 포기율도 일본인 사용자가 훨씬 높은 편



이는 분명 큰 기회이자 동시에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일본 시장의 잠재력은 분명해 보였지만, 뭔가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듯 했습니다.





2. 가설: 언어 장벽이 낮은 전환율의 주요 원인


우리 팀은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언어 장벽'을 지목했습니다. 당시 우리 서비스는 한국어, 영어로만 제공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가설을 세웠습니다.



"일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일본인 사용자들의 예약 전환율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세부 가설도 함께 설정했습니다.

  • 일본어 지원 시 체류 시간이 증가할 것이다.

  • 장바구니 포기율이 감소할 것이다.

  • 고객 문의 내용 중 언어 관련 문의가 줄어들 것이다.





3. 해결 방안 모색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쳤습니다.


a) 국제화(i18n) 라이브러리 선택: React 기반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react-i18next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라이브러리는 동적으로 언어를 전환할 수 있고, 복수형 처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적합했습니다.


b) 번역 파일 구조화: JSON 형식으로 번역 파일을 만들었습니다. 키는 한국어 문장을, 값은 해당하는 일본어 번역을 담았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습니다.

{ "예약하기": "予約する", "객실 타입": "部屋タイプ", "체크인": "チェックイン" }



c) 동적 언어 전환 구현: 사용자가 언어를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언어 선택 드롭다운을 헤더에 추가했습니다. 선택된 언어는 로컬 스토리지에 저장해 사용자의 선호도를 기억하도록 했습니다.


d) 날짜, 통화 등 지역화: 단순 텍스트 번역뿐만 아니라, 날짜 형식이나 통화 단위 등도 일본 형식에 맞게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가격 표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e) 검색엔진 최적화(SEO): HTML의 lang 속성을 동적으로 변경하고, hreflang 태그를 추가하여 검색 엔진이 언어별 페이지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4. 구현 과정에서의 도전과 해결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a) 긴 문장의 처리: 일본어로 번역했을 때 레이아웃이 깨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응형 디자인을 더욱 꼼꼼히 적용했고, 필요한 경우 말줄임표(...)를 사용했습니다.


b) 폰트 문제: 일본어 문자를 제대로 표시하기 위해 적절한 폰트를 선택하고 적용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결국 Noto Sans JP를 사용하기로 했죠.


c) 성능 이슈: 번역 파일이 커지면서 초기 로딩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번역 파일을 청크로 나누고, 필요할 때만 로드하는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5. 결과 및 학습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약 3개월간 운영한 결과,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 일본인 사용자의 평균 체류 시간이 2.5배 증가

  • 일본인 사용자의 예약 전환율이 기존 대비 300% 상승

  • 장바구니 포기율이 40% 감소

  • 고객 문의 중 언어 관련 문의가 90% 이상 감소



이를 통해 우리의 가설이 정확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언어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우리는 일본 시장의 잠재력을 현실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몇 가지 중요한 경험을 얻었습니다.


1. 데이터의 중요성: 단순히 트래픽이 늘어난다고 해서 비즈니스가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환율, 이탈률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2. 국제화는 단순 번역 이상의 작업이다: 언어, 문화, 사용 패턴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결제 과정에서의 문화적 차이(예: 신용카드 사용 비율, 선호하는 결제 방식 등)도 고려해야 했죠.

3. 미리 국제화를 고려한 설계의 중요성: 처음부터 국제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면 훨씬 수월했을 것입니다. 향후 프로젝트에서는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하기로 했습니다.

4. 사용자 피드백의 가치: 실제 일본인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많은 개선점을 발견하고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어 특유의 존댓말 표현이나 여행 관련 용어 등에서 세심한 조정이 필요했죠.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적 도전을 넘어, 비즈니스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언어 지원을 추가할 때 이번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특히 '접속은 많은데 전환율이 낮은'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접근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서비스에서도 이런 숨겨진 기회는 없나요? 데이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때로는 아주 간단한 변화로도 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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